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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사회·경제 일반

< 기고문> 가족이라는 이름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5.07.13 14:17 수정 2025.07.13 02:17

<필 상담심리센터> 센터장- 이 종 필 010-8973-0470

ⓒ 문경시민신문
어느 일본인 작가가 한 말 중에 인상 깊은 말이 있다. “아무도 안 볼 때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은 게 가족이다” 아주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누구나 짊어지고 살아가는 가족으로 인한 아픔과 스트레스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살아내고 있지만 힘들다는 이야기들을 참 많이 하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가족에 대한 과거의 상처 때문이다. 상담센터에 오시는 분들도 가족관계에서 빚어진 상처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다. 항상 원인은 과거, 현재, 미래 중에서 과거에 있다. 10년 전, 20년 전, 아니 30년 전 일들도 있다. 어린 시절 옆집 아이와 매번 비교하는 엄마 때문에, 술만 마시면 폭언과 폭력적인 아빠 때문에, 오빠만 챙기고 나만 차별한 부모 때문에 그래서 내가 이 모양 이 꼴로 살고 있다고 그렇게 부모 탓을 한다. 사건은 벌써 끝났는데 고통은 지속되는 것이다. 감정이 남아 상처가 된 것이다. 이럴 경우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들여다보고 인정할 용기를 가져야 된다. 그리고 이야기해야한다. 정말 서운했다고, 그 때 너무 힘들었다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또 다른 해결방법의 하나는 과거의 상처를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달라지는 게 중요하다. 그 일은 10년 전 일이지, 20년 전 일이지, 그 때 우리 부모도 어렸고 먹고살기 힘든 어려운 시절이었지, 하지만 그동안 나를 사랑하고 챙겨주는 사람들도 많았어. 비록 내가 부모에게는 인정받지 못하고 차별은 받았지만 지금 직장에서는 사랑받고 잘 살고 있잖아, 내가 가족으로 받은 마음의 상처가 많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등산도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치유가 되었지 뭐야, 이런 식으로 가족이 준 상처에서 정서적 독립을 하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된다. 이렇게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것이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일 수 있다. 꼭 상처를 준 사람에게서만 치료 받아야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애기다. 우리는 대부분 좋은 것은 내 탓이고 나쁜 것은 네 탓이라는 생각들을 많이들 가지고 있다. 그것이 언쟁의 지름길이고 갈등의 원인임을 다들 알고 있지만 바꾸기가 그렇게 쉽지가 않다. 상담에서 부부나 가족 문제 때문에 오는 분들에게 자주 들려주는 말이 있다. “그럴 수 있지” “오죽했으면...,” 이런 마음을 가지고 이런 말을 자주 해볼 것을 권한다. 이해하는 마음이다. 반대로 이 말은 자제를 당부한다. “그래도 그렇지...,” 이 말 뒤에는 부정적인 말이 뒤따라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용서하고 용서를 구하는, 그래서 가족이라는 이름의 진정한 의미를 이 여름에 한번 되새겨보자. 모든 부모는 최선을 다하고 모든 자녀는 상처를 받는다는 말로 위안을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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