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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와 문학이 있는 새재

첫눈이 첫 사랑할 무렵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4.12.08 08:06 수정 2024.12.08 08:06

시 (詩) - 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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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겨울이 오기를 바라요 싱그러운 봄은 당장 만날 수 없지만 당분간 고통의 나날을 참아낼 수 있어요 왜 이다지도 겨울만 되면 雪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 앞에 서 있기가 참 망설여져요 마냥 낯설지 않게 내리는 첫눈이 첫 사랑할 무렵, 그 무렵인데 ‘이잇~잖아요’ 고와서 불러봅니다 첫 번째는 초면에 만난 첫인상이 무턱대고 고와서 불러보고 두 번째는 커피 한 잔 마시며 찬찬히 살펴보고 터무니없이 고와서 불러보고 세 번째는 돌아서서 걸어가는 뒷모습이 얼토당토않게 고와서 침 삼키듯 말을 아낍니다 고와서 불러보지만, 가슴팍이 아리고 쿵쾅거려서 더는 물어보질 못합니다 귀가 십 리로 멀어지고 눈 내리는 풍경이 새하얗게 눈부시고 하염없이 감기로 아파서 입을 열 수가 없는 묵비권의 약조인 듯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겨울을 끙끙 앓습니다 ‘다시 볼 수 있을까요’ 그 말이 어쩜 그렇게 안 나왔을까 어처구니없이 고와서 속으로만 불러봅니다 ‘저기요, 첫눈이 내려요’ 이종근 시인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및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미네르바』신인상.《서귀포문학작품상》,《박종철문학상》,《부마민주문학상》등 수상. <충남문화관광재단>등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광대, 청바지를 입다』(2022),『도레미파솔라시도』(2023). onekorea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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