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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와 문학이 있는 새재

증산보국 增産報國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4.09.03 16:11 수정 2024.09.03 04:11

시 (詩) - 김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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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산 중허리에 시커먼 사각 구멍이 뚫리면서 작은 일개미들이 모였다 은혜가 더한다는 가은加恩이라는 땅에 은성銀城이라는 새 지명이 생기고 무쇠 가시랑차가 주렁주렁 고빼를 달았다 그러다 구멍이 점점 좁아지자 갱도 입구에는 박물관이 들어서고 광개토대왕이 검은 굴을 향해 호령을 한다 토인들이여, 어서 밖으로 나와 나를 따르라! 증산보국을 위해 하루 세 번 탈출하라고 사이렌이 울던 갑방 을방 병방 세 개의 방을 돌며 하늘 두 개를 이고 살았는데 광부의 아낙들은 검은 판잣집에서 방물장수 아지매가 오면 값나가는 토종 흑돼지 한 마리 키운다고 입술에 피를 머금듯 립스틱을 그리던 검은 피 흐르는 슬픈 흑토여! 하늘 보지 않고 사는 사람에겐 별이 없어도 이마에 단 간데라 불 하나로 희망의 기적을 울리며 맹렬하게 달려왔지만 기차가 오지 않는 녹슨 철길의 시간 진폐증이 뭔지 몰라도 보국이 무엇인지는 아는 일개미들은 묵묵히 여왕개미 모시며 어둠의 성을 새 빛으로 연 검은 돌서덜 앞에서 쿨룩쿨룩 기침하고 있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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