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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와 문학이 있는 새재

구피화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6.03.03 10:59 수정 2026.03.03 10:59

시 (詩) - 김병중

ⓒ 문경시민신문
장미는 향기롭게 일년에 한번 꽃피우는데 무향의 나는 그러지 못한다 그나마 십 년에 한번 피우는 것도 아홉수에 걸려 그때마다 죽어라 온몸으로 꽃피우는 목숨이다 열아홉엔 싱그런 청춘의 꽃 한번 제대로 피운 뒤 스물아홉엔 화혼의 꽃을 피우고 서른아홉 마흔아홉 언덕엔 언제 꽃을 피웠는지도 모르고 후에 보니 벌레 먹은 열매 몇 개 달렸더라 쉰아홉엔 화갑의 꽃을 피운 뒤 인연의 꼬리 자르고 민들레 들판으로 나가 홀씨 비행을 시작한다 앞으로 몇 번의 꽃을 피울지 몰라 구피화 분 하나 사다 놓고 일 년에 아홉 번 핀다는 봉오리 들여다보니 어라, 윗꽃이 지면 바로 아래 꽃이 피는 아, 꽃도 눈속임을 하는구나 귀한 꽃은 한 번만 피는 것 일생에 잘하면 아홉 번 피는 사람꽃이나 백 년에 한번 피는 용설란이나 천 년에 한번 피는 우담바라를 생각하며 아홉수에 걸린 구피화 꽃잎을 일기장에 끼워두고 참꽃은 단 한번만 피우는 거라 답한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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