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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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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는 향기롭게 일년에 한번 꽃피우는데
무향의 나는 그러지 못한다
그나마 십 년에 한번 피우는 것도
아홉수에 걸려
그때마다 죽어라 온몸으로 꽃피우는 목숨이다
열아홉엔 싱그런 청춘의 꽃 한번
제대로 피운 뒤
스물아홉엔 화혼의 꽃을 피우고
서른아홉 마흔아홉 언덕엔
언제 꽃을 피웠는지도 모르고
후에 보니 벌레 먹은 열매 몇 개 달렸더라
쉰아홉엔 화갑의 꽃을 피운 뒤
인연의 꼬리 자르고 민들레 들판으로 나가
홀씨 비행을 시작한다
앞으로 몇 번의 꽃을 피울지 몰라
구피화 분 하나 사다 놓고
일 년에 아홉 번 핀다는 봉오리 들여다보니
어라, 윗꽃이 지면 바로 아래 꽃이 피는
아, 꽃도 눈속임을 하는구나
귀한 꽃은 한 번만 피는 것
일생에 잘하면 아홉 번 피는 사람꽃이나
백 년에 한번 피는 용설란이나
천 년에 한번 피는 우담바라를 생각하며
아홉수에 걸린 구피화 꽃잎을
일기장에 끼워두고
참꽃은 단 한번만 피우는 거라 답한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