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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와 문학이 있는 새재

반짇고리 집 한 채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5.09.15 10:46 수정 2025.09.15 10:46

시 (詩) - 김병중

ⓒ 문경시민신문
단추가 떨어진 걸 보고 하숙집 딸이 건네준 작은 반짇고리 그 안에 들어 있는 청실 홍실 바늘 단추 골무 집게 가위 옷침... 바늘에 청실 꿰어 단추를 달자 그담엔 한번도 단추가 떨어지지 않았네 유월의 장미 넝쿨에 손가락이 찔려 생긴 검은 점 하나 지워지지 않고 자꾸 자라는 것 같아 그녀의 반짇고리 바늘로 찔러 집게로 뽑아낸 가시는 내 뜨거운 피를 먹고 살았더라 갈색 지붕의 작은 집한 채 안에 사는 청실과 홍실은 서로 엉키지 않고 바늘도 녹슬지 않아 내 갈색 추억 속에 시간을 잘 꿰매고 찌르고 뽑을 수 있었네 단추가 사라져 가는 지퍼 시대에는 반짇고리 이름조차 잊어가건만 떨어진 단추를 달던 하숙집은 사라졌어도 손마디에 아픈 가시가 박힐 때마다 아픔 뽑아주는 따끔한 사랑으로 남으리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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