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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곡 농청대弄淸臺월방산月芳山 끝자락 남으로 뻗어 나와
층암절벽層巖絶壁 태고암太古巖 청대淸臺 서와書窩 있던 곳
밤이면 달빛 가득 산 은연隱然히 비치고
벼루 아래 금천수錦川水 맑음을 희롱하네
☞ 淸臺 :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문신인 권상일의 호
☞ 書窩 : 선비가 글하는 움집
제2곡 주암舟巖
부벽浮碧 건너 산 아래 배 한 척 떠 있다
어휘야 선유仙遊를 즐기며 뱃머리 돌리니
근품산近品山이 눈앞일세 노 저어 나아간다
일월봉日月峯 산그늘에 대나무 푸르네
☞ 浮碧 : 강에 떠있는 푸른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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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곡 우암대友巖臺
군자봉君子峯 우뚝 솟아 우암정友巖亭 그림 같고
부유富裕하나 검소儉素한 삶 아름다운 이야기 있네
우암채공友巖蔡公 장수지지藏修之地 천년바위 창연蒼然한데
난간欄干에 기대서니 멀리 모연暮煙이 아련하네
☞ 藏修之地 : 학문에 힘쓰는 곳
제4곡 벽입암壁立岩
현리縣里 큰들 목 축이는 새들보 맑은 물에
바위 위 붉은 꽃 비치니 선경仙境이 예로구나
두꺼비 바위 뒤에 뱀산이 노려보고
뱀산을 노려보는 황새바위 멀리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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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곡 구룡판九龍坂
아홉 용龍 서려 있어 구룡판九龍坂 마을이라
큰 인물人物 난다 하여 산혈山穴 끊어 붉은 흙
수양버들 휘늘어진 언덕 훈풍薰風이 산들산들
어위야 뱃노래 한곡 꾀꼬리가 화답和答한다
6곡 반정潘亭
세월歲月의 무정無情함에 산천山川도 변하였나
나그네 쉬어가던 반정潘亭은 볼 수 없네
큰 나무 그늘에 황소가 누워있고
비파산琵琶山 소나무 위에 백로白鷺가 한가롭다
제7곡 광탄廣灘
두 줄기 물길 만나 넓은 여울 이루고
푸른 산과 어울려 동천洞天을 이뤘구나
금빛 모래 너부내에 붉은빛 잠기면
영각影閣의 천년千年 노송老松 전설傳說을 이고 섰다
☞ 洞天 : 神仙이 사는 곳/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 선비의 은거지/ 살만한 곳
☞ 너부내 : 넓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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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곡아천 鵝川
돌산을 휘돌아 조약돌 맑은 물
야산野山과 냇물이 어우러진 수려秀麗한 계곡溪谷
세심대洗心臺에 마음 씻고 물 위를 바라보니
복숭아꽃 둥둥 극처極處가 멀지 않네
☞ 極處 : 궁극에 다다른 곳=이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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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곡 석문정石門亭
금천錦川 청류淸流 양편兩便으로 바위 절벽 높이 솟고
근품재近品齋 채헌蔡瀗 머물던 석문정石門亭 고고高古한데
연비어약鳶飛魚躍 별천지別天地에 광풍제월光風霽月 가득하니
무위자연無爲自然 복거卜居한 여기가 도원桃園일세
☞ 鳶飛魚躍 :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뛴다는 뜻으로,
온갖 동물이 생을 즐김을 이르는 말. (생명 약동)
☞ 卜居 : 살 만한 곳을 가려서 정함./ 복지, 복택
☞ 光風霽月 : 비가 갠 뒤의 바람과 달처럼, 마음결이 명쾌하고 집착이 없으며
시원하고 깨끗한 인품을 형용한 말.
☆ 석문구곡石門九曲은
경북 문경시 산양면과 산북면 일대에 자리하는 원림園林으로 금천錦川과 대하천大下川을 따라서 약 9㎞에 걸쳐 전개되고 있다. 이곳에 근품재近品齋 채헌蔡瀗(1715-1795)이 석문정石門亭이라는 정자를 짓고 복거卜居하였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중심으로 구곡원림을 경영하며 중국 송나라 유학자 주희朱熹(朱子)가 무이구곡武夷九曲을 경영한 것과 같이 이 원림에서 성리학性理學을 구현하고 무위자연의 삶을 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