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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구곡시(石門九曲詩)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5.08.23 16:23 수정 2025.08.23 04:23

문경구곡원림보존회 이만유

ⓒ 문경시민신문
제1곡 농청대弄淸臺월방산月芳山 끝자락 남으로 뻗어 나와 층암절벽層巖絶壁 태고암太古巖 청대淸臺 서와書窩 있던 곳 밤이면 달빛 가득 산 은연隱然히 비치고 벼루 아래 금천수錦川水 맑음을 희롱하네 ☞ 淸臺 :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문신인 권상일의 호 ☞ 書窩 : 선비가 글하는 움집 제2곡 주암舟巖 부벽浮碧 건너 산 아래 배 한 척 떠 있다 어휘야 선유仙遊를 즐기며 뱃머리 돌리니 근품산近品山이 눈앞일세 노 저어 나아간다 일월봉日月峯 산그늘에 대나무 푸르네 ☞ 浮碧 : 강에 떠있는 푸른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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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곡 우암대友巖臺 군자봉君子峯 우뚝 솟아 우암정友巖亭 그림 같고 부유富裕하나 검소儉素한 삶 아름다운 이야기 있네 우암채공友巖蔡公 장수지지藏修之地 천년바위 창연蒼然한데 난간欄干에 기대서니 멀리 모연暮煙이 아련하네 ☞ 藏修之地 : 학문에 힘쓰는 곳 제4곡 벽입암壁立岩 현리縣里 큰들 목 축이는 새들보 맑은 물에 바위 위 붉은 꽃 비치니 선경仙境이 예로구나 두꺼비 바위 뒤에 뱀산이 노려보고 뱀산을 노려보는 황새바위 멀리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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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곡 구룡판九龍坂 아홉 용龍 서려 있어 구룡판九龍坂 마을이라 큰 인물人物 난다 하여 산혈山穴 끊어 붉은 흙 수양버들 휘늘어진 언덕 훈풍薰風이 산들산들 어위야 뱃노래 한곡 꾀꼬리가 화답和答한다 6곡 반정潘亭 세월歲月의 무정無情함에 산천山川도 변하였나 나그네 쉬어가던 반정潘亭은 볼 수 없네 큰 나무 그늘에 황소가 누워있고 비파산琵琶山 소나무 위에 백로白鷺가 한가롭다 제7곡 광탄廣灘 두 줄기 물길 만나 넓은 여울 이루고 푸른 산과 어울려 동천洞天을 이뤘구나 금빛 모래 너부내에 붉은빛 잠기면 영각影閣의 천년千年 노송老松 전설傳說을 이고 섰다 ☞ 洞天 : 神仙이 사는 곳/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 선비의 은거지/ 살만한 곳 ☞ 너부내 : 넓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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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곡아천 鵝川 돌산을 휘돌아 조약돌 맑은 물 야산野山과 냇물이 어우러진 수려秀麗한 계곡溪谷 세심대洗心臺에 마음 씻고 물 위를 바라보니 복숭아꽃 둥둥 극처極處가 멀지 않네 ☞ 極處 : 궁극에 다다른 곳=이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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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곡 석문정石門亭 금천錦川 청류淸流 양편兩便으로 바위 절벽 높이 솟고 근품재近品齋 채헌蔡瀗 머물던 석문정石門亭 고고高古한데 연비어약鳶飛魚躍 별천지別天地에 광풍제월光風霽月 가득하니 무위자연無爲自然 복거卜居한 여기가 도원桃園일세 ☞ 鳶飛魚躍 :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뛴다는 뜻으로, 온갖 동물이 생을 즐김을 이르는 말. (생명 약동) ☞ 卜居 : 살 만한 곳을 가려서 정함./ 복지, 복택 ☞ 光風霽月 : 비가 갠 뒤의 바람과 달처럼, 마음결이 명쾌하고 집착이 없으며 시원하고 깨끗한 인품을 형용한 말. ☆ 석문구곡石門九曲은 경북 문경시 산양면과 산북면 일대에 자리하는 원림園林으로 금천錦川과 대하천大下川을 따라서 약 9㎞에 걸쳐 전개되고 있다. 이곳에 근품재近品齋 채헌蔡瀗(1715-1795)이 석문정石門亭이라는 정자를 짓고 복거卜居하였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중심으로 구곡원림을 경영하며 중국 송나라 유학자 주희朱熹(朱子)가 무이구곡武夷九曲을 경영한 것과 같이 이 원림에서 성리학性理學을 구현하고 무위자연의 삶을 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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