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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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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은역에서 동대구로 가는 첫차
동차의 힘찬 숨소리가 들리고
길게 세 번의 기적이 왕릉을 깨운다
종점에서 첫 자가 출발하는 새벽은
어둠의 길이 열리는 기적의 시간
기차를 타는 것도
기차 놓쳐 다른 길로 돌아가는 것도
다 새로운 기적의 시작이다
삼태극을 돌아가는 신기운의 기적을
누가 같이 누리고 있을까
구랑리 오석에 붙어사는 다슬기를 파는
아지매의 눈동자는 검고
봉암 용곡에서 캔 더덕을 팔러 가는
아재의 팔뚝은 거칠고 굵다
흰 쌀보다 검은 석탄이 더 비싼 가은
통학생들의 교복은 검어도
책장 넘기는 손가락은 유난히 희다
견훤이 그랬듯이
대망을 다 이루지 못해도 좋으니
설화 속의 금하굴을 버리고
빛고을 온고을로 가서 큰 나라를 세웠던
장도壯途의 기개로 달리고 싶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