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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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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 미학 - 대표작품
자동차를 타고 갈 때 보지 못했던 들국화
자전거를 타고 가며 보았네
자전거를 타고 갈 때 보지 못했던 메뚜기
산책하면서
풀쩍 뛰어 휙- 휙- 나는 걸 보았네
길섶에 핀 개망초 꽃,왕고들빼기 꽃
풀숲가에서 지저귀는 귀여운 참새들 소리
은행나무 잎새의 하늘거림
귓전을 스치는 갈바람,향긋한 성숙
강물에 반짝이는 햇빛,흐르는 속삭임
불타오르는 가을 산. 점점 다가오는 산 그림자
석양의 붉은 이별, 고개숙인 벼의 기도
경운기 가득 타고 귀가하는 농부들도 보았네.
아마 행복은 다름 아닌.
속도 경쟁 속을 벗어나
이들 피조물들과의 공존과 평화 안에 있으리.
시인이 시적대상과 한몸이 되기 전까지는 하나의 주제 혹은 단일한 제재로 내리 노래하는 일은 쉽지 않다. 김시인의 시는 평이한 편이다. 누가 읽어도 시인의 마음이 분칠하지 않은 채 곧장 전해오는 그렇다고 해서 시인이 산고를 겪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래 머물러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잡아 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