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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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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강끼리 싸우지 않는다
아무리 물길이 다르고
깊이가 달라도
강은 강의 등을 누르지 않고
강강수 강강술래 춤을 춘다
흐린 낙동강은 아무데나 오리알을 낳고
맑은 섬진강은 말없이 재첩을 키우며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강을
남침이라 하고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강을
북침이라 해도
강이 강끼리 한 바다에서 만나면
저기 같은 키높이로 품어 안는 걸 보라
한많은 대동강과 눈물젖은 두만강도
피 울음 삼킨 낙동강을 만나면
서러운 노래는 일시에 멈춘다
오리알은 썩어도
갈매기 부리를 닮은 명지의 갈미조개
명주빛 속살은 변치 않는다
바람이 잠든 유월 새벽이면
을숙도 갈대는 애국가를 음송하고
진우도 파도는 전쟁 고아들의 윤창인데
이제 나도 강 너도 강
두 강 합해 6가야의 길을 연 팔백리 강아
625가 가까워지면 이 땅을 지키려
먼저 강이 몸풀고 범람을 준비한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