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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는 빈집에 집을 짓지 않는다 / 김병중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5.05.20 16:33 수정 2025.05.20 04:33

시(詩) - 김병중

ⓒ 문경시민신문
제비는 빈집에 집을 짓지 않고 사람이 사는 집에 짓는데 축복의 날 연미복을 입던 신랑이 어떻게 사는지 살펴보려는 것 제비는 나뭇가지에 앉지 않고 전깃줄에 나란히 앉는데 높이 솟구쳐 날기 위해 횃대를 구르며 멋진 비행을 보여 주려는 것 제비는 비를 기다리는 여름이 오면 낮게 날며 비를 몰고 오는데 비 맞은 제비를 바라보는 일이란 수영복 입은 멋진 선수를 응원하는 것 제비는 땀흘려 지은 곡식은 먹지 않고 들판의 벌레를 잡아주는데 농부의 일을 덜어주는 제비의 일이란 지치지 않는 즐거운 부역인 것 제비는 강남에서 와 강남으로 돌아가면서 마당 없는 곳을 찾아 흙집을 짓는데 고래등보다는 새우등의 초가집 추녀 부드러운 곡선 그리기를 좋아하는 것 제비가 날아오면 그대가 오고 제비가 날아가면 이내 이별인데 강남 제비가 오지 않는 무정한 봄 지에비 그리운 지에비야 어서 오렴아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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