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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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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바람살이’를 해보자
안 가 본 저 길 언저리에 굳이 행객이란 신분을 밝히지 않더라도
봄 속,
한결 절제된 바람 한 점으로 걸어보자
보이는가,
구질구질하게 엮인 전봇대의 전깃줄과 러시아워처럼 꽉 막힌 혼잡을 벗어나
저 산과 저 개울과 저 들녘에 무수히 피고 지는 사람살이의,
잰걸음으로 바람을 일으키던 왕년의 일기장을 다시금 들추어보자
봄바람이 살랑이듯 청춘이 통속의 봄으로 되돌아오지 않는가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한달살이’를 해보자
못 가 본 저 낯선 곳에 굳이 장기 투숙이란 표찰을 내걸지 않더라도
흙 위.
한결 가벼운 흐느적거림으로 살아보자
들리는가,
가장 빠듯하게 솎아낸 별의 아픈 괴성과 잠꼬대처럼 앓아 온 고질을 건너
저 달과 저 저녁과 저 생각에 오고 가는 사람살이의,
잔걸음으로 가까운 포부 먼저 잘게 다져간 뒤, 과거의 줄을 확 끌어당겨 보자
붉은 해가 다시금 비추듯 또 다른 청춘이 복고의 봄으로 다가서지 않는가
이종근 시인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및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미네르바』및『예술세계(한국예총)』신인상.《서귀포문학작품상》,《박종철문학상》,《부마민주항쟁문학상》등 수상. <충남문화관광재단>등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광대, 청바지를 입다』,『도레미파솔라시도』- onekorea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