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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벌 궁전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4.11.19 10:19 수정 2024.11.19 10:19

시 (詩) - 김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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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꿀과 독이 흐르는 그곳은 장미 넝쿨 안에 가려져 있어 장미가 필 때는 장미향 피워올리다가 꽃이 지면 날선 가시 울을 치는 감히 누가 그곳을 범하리 출입구는 작은 구멍 하나 머리만 내다보이는 병정 말벌의 눈빛은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도 적군이다 사람 쓰러뜨리는 독을 가진 말벌은 이 땅의 벌이 아니라 말 중에 하늘을 나는 천마가 되어 적이 나타나면 치명의 독침을 발사하며 여왕의 지배하에 평화를 다스리는 소행성 왕국 하나 창이 없어도 감옥이 아닌 너른 광장이 없지만 오래 가도 길이 끝나지 않는 둥근 궁전이다 표범나비 날개로 다닥다닥 붙인 벽은 땅과 보호색을 띠고 외벽 무늬가 층층 다랑이논처럼 생겨 아무래도 파묵칼레를 보고 지은 집같아서 그 궁전을 가려면 해뜨기 전 카파도키아 열기구를 타야겠다 꿀도 독도 달콤한 그 궁전에 가면 여왕 한번 꼬옥 만나 푸른 하늘에다 붉은 줄 하나 그으며 수펄처럼 낮별로 추락하고싶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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