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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스러운 봄 / 김병중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4.05.02 14:42 수정 2024.05.02 02:42

시 (詩) - 김병중

ⓒ 문경시민신문
시골에서 쑥을 택배로 보내왔다 우체국 2-1호 종이 상자에 넣은 색깔은 순 쑥색이지만 생김은 무서운 사자발을 닮았다 택배비 4천원에 상자 값이 9백 원이면 쑥값을 빼고도 4천 9백원의 거금이 들었다 시장 난전 할머니에게 사면 3천 원 정도인데 조카가 왜 그랬을까 상자를 열어 숨죽이고 있는 어린 사자발을 보니 고향의 흙을 밟고 자란 식물 왕국의 푸른 숨소리와 아지랑이 온기로 끓여낸 봄 내음은 모락모락 애기사자 젖내음이다 개똥 먹고 자란 사자발쑥이 언덕에서 들려오는 야생의 포효도 없이 봄이 내게로 와 나만 가질 수 있는 행복 한 상자를 따뜻한 물에 씻으며 쑥이 없는 고향의 봄은 소꿉동무 숙이 없는 봄과 같아 쑥국새 울 적마다 귀를 고향에다 둔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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