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문경시민신문 |
|
등대고 산 게 몇 년이던가
서로 빛이 되려
마주보지 않고
등을 기댄 외로운 포구
지울 수 없는 수평선이 다가와도
자세히 보면 세월은
곡선의 현을 무수히 지우고
밀물과 썰물로
파도의 시간은 이룩되는 것
산다는 건
밀물이 아닌 썰물 뿐
물 위를 나는 갈매기도 지쳤는지
보호색을 잃고
겁 없이 고물을 쫒으며 끼룩인다
힘내고 산 게 몇 년이던가
길을 가기 위해
잠시도 멈추지 않고
직진을 하는 길엔 어둠이 없다
아직껏 닿지 못한 무인도
누군 표류라 해도 좋지만
나는 항해라 하고
힘내 힘내 혼잣말로
내힘 내힘으로 짠물 먹은 닻줄을 당기는데
힘이 없어 바람에 끌려가도
바다엔 떨어질 천애의 절벽이 없다
항해의 끝에 남을 눈물없는 무덤은
기꺼이 날 맞아줄 보물섬
절벽이 아닌 해 뜨는 봉우리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