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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와 문학이 있는 새재

삼판서 고택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2.12.10 15:50 수정 2022.12.10 03:50

이종근

ⓒ 문경시민신문
“임금이 신하만 못하면 임금은 신하에게 전권을 맡기는 것이 좋다. 임금이 그르다고 해도 신하는 옳다고 말하고, 임금이 옳다고 해도 신하는 그르다고 말한다” -《조선경국전》 영주역에서 발 옮기어 <삼판서 고택¹> 찾아들며 서천 바라보오 이 물 따라가면 순리이지만 역신으로 가는 길이오 이 말 타고 오르면 고행을 결박한 충신으로 가는 길이오 이 강 근방에 벼락처럼 쩌렁거리는 물소리 훔치면서도 해진 바랑 짊어진 나는 말 울음소리 질겅거리는 편자²를 갈아 끼워 소백산 저벅저벅 넘어가는 길이오 내 목을 내어 정치하겠소 내 지략을 놓고 궁궐에 적이³ 격론이 있었소 신(臣)이란, 무언가 이 어디쯤이 옳은 행정의 중심이 될까 내게 주어진 이 명패가 바른 정치일까 내 발길을 쫓는 그림자는 하염없이 길고 내 남긴 발자국이 멍에처럼 깊이 파인다 ---------- ¹ 경북 영주에 있는 정도전의 태생 및 성장지. ² 말발굽을 보호하기 위해 덧대어 붙이는 쇳조각. ³ 어지간한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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