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문경시민신문 |
|
어머니는 별이 되셨다
지상에 아흔아홉 송이 들국화를 피우시다
하얀 국화꽃 길로 웃으며 가셨다
졸시를 사랑해 준 육십년지기 애독자
한 줄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읽으시며
잠든 머리맡에 꽃을 두고 가신
쉰 한해의 사랑
그 어머니 나라의 제목은 살아 있는데
어머닌 봄 길을 홀로 떠나셨다
연기 한 줄기와 구름 한 마당 뒤
뼈 한줌 묻고 고향을 떠나온 그 밤
무릎 빠지는 눈이 내려 대설경보가 내렸다
누군 서설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하루도 못 가 자취도 없이 녹아버렸다
어머니는 사라진 게 아니라
그림자도 남기지 않는 별이 되셨다
눈을 뜨면 보이지 않아도
눈 감으면 보이는 별 하나
어머니는 밤마다 시를 읽으시고
나는 시를 비뚤비뚤
단 한 사람 뿐인 독자를 위해
긴 밤 뒤척이며 별을 쓰고 있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