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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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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알리는 깃발은 곳곳에 내걸렸는데
퉁소, 거문고 소리 따위는
그다지 또렷이 들리지 않는다
소슬바람에 나부끼지 않는 현수막은 흥행이 없다
도로 한가운데, 메슥거리는 이정표처럼
외출을 영구히 멈춘 노거수, 낡은 전봇대처럼
잔뜩 저릿저릿한 날씨, 날씨처럼
경축을 알리던 늠름한 표정은 죄다 숨어, 역동이 사라졌다
이 가을로 접어든 징검다리 연휴 근처,
참한 시월, 시월에
하늘이 따끔하게 내려주신 엄벌의 날씨만큼
나 혼자, 혼자만이 긁어내는 우울이라서 참 밉다
왜 이다지도 두근거리고 가빠지듯 나의 근황이 막힐까
이종근 시인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및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미네르바』신인상.《서귀포문학작품상》,《박종철문학상》,《부마민주문학상》등 수상. <천안문화재단>, <충남문화관광재단>등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광대, 청바지를 입다』(2022),『도레미파솔라시도』(2023). - onekorea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