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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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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이메일을 타고 다닌다
일순, 원고지 뒷면에 만년필 글씨로 또박또박 써서
우편 봉투에 친전 담아 우체국을 찾던 번거로움과
봉화대에서 불 지피고 말 달리던
시절은 아주 고전을 들먹인 듯 전통 사극이 되고 말았다
잡지사로 가는 다정한 인편에 타락한 시를 맡기고
얼빠진 귓바퀴에 전하는 전화 통화는 해괴망측하여
거추장스러운 비둘기호 폐선은 박물관으로 남았다
시는 이메일로 활활 달아오르는 기차 레일을 타고 다닌다
더 막강한 화력은 케이티엑스가 아니라
광속만큼 재빠른 에스엔에스다
눈 깜짝할 사이에 휴대전화기 속, 편집실에 집어넣는다
내 서정에 담아 둔 순정이 빅 데이터처럼
차멀미와 감기약 짓는 약방의 감초도 없이
시는 이메일로 능수능란하게 항공로를 타고 다닌다
내 가는 발길과 내 손길이 닿는 곳마다
시의 분류가 종일 희로애락의 목차로 널브러져 있어
그것을 죄다 끌어모아 디지털 문학으로 옭아맨다
*이종근 시인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석사) 졸업함. 계간《미네르바》등단.『상주동학농민혁명기념문집』,『낙강시제(洛江詩祭)시선집』,『대구10월문학제』,『서울시(詩)-모두의시집』등에 참여. 《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박종철문학상》,《부마민주항쟁문학창작공모전》,《국립임실호국원나라사랑시공모전》등에서 수상.
onekorea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