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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흘산케이블카, 멈추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6.09.16 11:52 수정 2026.09.19 11:52

글 - 김정태

ⓒ 문경시민신문
2026년 추석을 맞아 문경시가 전 시민에게 1인당 25만 원의 고유가 위기대응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지역경제에 작은 마중물이 되어 시민들의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일회성 지원금만으로 문경의 미래를 바꿀 수는 없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이라는 구조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광·산업·농업·교육·체육·복지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장기적이고 치밀한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문경은 현재 소멸위기 상위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도시의 운명은 현재의 통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어떤 정책을 선택하고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문경은 다시 희망과 경사가 넘치는 ‘문희경서(聞喜慶瑞)’의 고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 시민 중심의 시정, 정책의 정당성을 세워야 한다 민선9기 김학홍호가 시민 중심의 시정을 강조하고, 정책릴레이 시민대토론회를 통해 시민의 안전과 편익을 확보하면서 절차적 투명성과 정책의 정당성을 높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실행이다. 문경의 미래를 결정할 주요 정책에 시민이 참여하고, 충분한 정보가 공개되며, 찬반 논리가 객관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관광사업은 정치적 판단이나 전임·현임 시장의 성과 경쟁을 넘어 문경의 10년, 20년 후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행정에는 책임도 필요하지만 연속성 또한 필요하다. 문경 관광정책의 핵심은 ‘집중과 분산’이다 문경은 관광자원이 부족한 도시가 아니다. 오히려 곳곳에 뛰어난 관광자원이 산재해 있다는 것이 강점이자 약점이다. 문제는 개별 관광자원이 아니라 이들을 어떻게 하나의 관광권역으로 연결하고 융합할 것인가이다. 문경 관광정책은 ‘집중과 분산’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 따라서 문경 관광정책의 핵심은 ‘문경새재에 집중하고, 문경 전체로 분산하는 전략’이어야 한다. 문경새재를 관광의 중심축으로 삼되, 각 읍·면의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것이다. 농암의 쌍용계곡, 가은의 석탄박물관과 에코랜드, 마성의 진남교반과 고모산성, 문경읍의 모노레일과 활공장, 산북의 돌리네습지, 동로의 경천호 등을 하나의 관광동선으로 연결한다면 문경 전체가 하나의 관광권역으로 기능할 수 있다. 분산은 각 읍·면의 관광자원을 활성화하는 것이고, 집중은 문경을 대표하는 하나의 중심축을 만드는 것이다. 그 중심은 국민 누구나 알고 있는 “문경새재”여야 한다. 문경새재는 문경관광의 일번지다 문경은 탄광도시에서 관광도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태조 왕건을 비롯한 역사드라마의 흥행과 촬영장 조성은 문경새재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차량 통행이 제한된 문경새재길은 걷기와 트레킹, 등산을 즐기면서 백두대간의 자연과 역사·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천혜의 관광자원이 되었다. 문경새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문경의 역사와 문화, 자연, 음식, 숙박, 체험관광을 연결할 수 있는 문경 관광의 허브다. 따라서 문경의 관광정책은 문경새재를 중심에 놓고 각 지역의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문경새재 케이블카 사업, 이제는 미래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2022년부터 추진된 문경새재 케이블카 조성사업을 놓고 지역사회가 찬반으로 나뉘어 있다.당초 약 490억 원 규모로 시작한 사업이 현재 약 810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업비 증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업을 계속할 경우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발생하고, 중단할 경우에도 이미 투입된 비용 210억원과 계약 해지에 따른 비용이 현재 투입된 비용보다 많은 " 250억원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 또 조달청 계약 관련에 의한 법적 분쟁 등으로 상당한 손해배상 비용과 민사소송을 패소 할 경우 상당금액의 소송비용이 발생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찬반논쟁이 아니다.계속했을 때 문경에 무엇이 남는가, 중단했을 때 무엇을 잃는가를 냉정하게 비교해야 한다.특히 현재 문경에서는 약돌온천, 문경새재 케이블카 조성사업, 문경타워보행교 건립사업, 문경새재 관광지 조성사업, 문경새재 제5주차장 조성사업, 야간경관조명사업 등 여러 관광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들을 각각 따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관광 인프라로 묶어야 한다. 문경새재 관광지 조성사업과 주차장, 문경타워보행교, 야간경관, 케이블카를 서로 연결하고 숙박·음식·체험·쇼핑으로 확장한다면 문경새재는 단순히 ‘잠깐 들르는 관광지’가 아니라 하루 또는 이틀 이상 머무는 체류형 관광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문경새재는 ‘길’의 도시 문경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 문경의 정체성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길’이라고 생각한다. 문경은 예부터 한양과 영남을 연결하는 길의 중심이었다.오늘날에는 고속도로와 철도가 국토의 중심을 연결하고 있다. 과거의 옛길과 고갯길, 현재의 도로와 철도를 연결하고 여기에 관광과 문화, 역사, 체험을 더한다면 문경만의 차별화된 도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길’을 문경 관광의 핵심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 문경새재를 중심으로 옛길·고갯길·백두대간을 연결하고, 여기에 성공과 합격, 건강과 힐링, 역사와 문화를 결합한다면 문경만의 독창적인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문경새재의 공간도 기능별로 차별화해야 한다 문경새재 관광정책은 모든 공간을 똑같이 개발해서는 안 된다. 1관문에서 3관문까지는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의 보존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걷기와 힐링, 건강을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반면 상징문에서 1관문에 이르는 구간은 체험과 만남, 공연, 먹거리, 문화, 즐길거리 등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즉,상징문~1관문은 ‘체험과 즐거움’,1관문~3관문은 ‘보존과 힐링’이라는 명확한 관광공간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야 가족 관광객과 젊은 세대, 중장년층, 등산객, 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방문객이 문경새재를 다시 찾을 이유가 생긴다. 케이블카는 관광사업 하나가 아니라 관광생태계의 연결축이다 문경새재 케이블카를 단순히 ‘케이블카 한 대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문경새재 관광지, 제5주차장, 문경타워보행교, 야간경관, 숙박시설, 음식점, 체험시설과 연결되는 관광생태계의 일부로 봐야 한다. 특히 민선9기의 주요 공약인 5성급 호텔 유치 역시 문경새재 관광 활성화와 무관하지 않다. 대형 숙박시설을 유치하려면 관광객이 머물 이유와 반복해서 방문할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케이블카의 경제성을 판단할 때도 단순히 케이블카 자체의 운영수익과 적자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호텔·음식점·카페·지역특산품 판매·체험관광·교통 등 지역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함께 살펴야 한다. 행정사업의 성공 여부는 반드시 흑자와 적자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시민의 삶을 얼마나 개선하고, 지역경제에 얼마만큼의 마중물 역할을 하며, 미래세대에게 어떤 자산을 남길 것인가가 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주흘산을 또다시 난개발의 대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주흘산은 문경의 가장 중요한 자연자산 가운데 하나다.과거 세계음악공원 조성사업으로 주흘산의 자연환경이 훼손된 경험이 있고 사업 또한 중단된 상태다. 이제부터는 개발과 보존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한다면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관광 인프라와 연계하고, 주흘산의 생태·경관적 가치를 장기적으로 보존하는 원칙이 전제되어야 한다. 개발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보존을 전제로 한 관광개발이어야 한다. 문경의 관광정책은 인구정책이어야 한다 문경의 관광정책이 단순히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이 찾아오고, 머물고, 소비하고, 관계를 맺고, 다시 찾아오며, 궁극적으로 정착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체류형 관광을 생활인구와 관계인구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관광객이 문경에서 하루 더 머물게 하고, 한 번 더 방문하게 하고, 문경의 농특산물을 구매하게 하고, 지역 주민과 교류하게 하고, 귀촌·귀농이나 창업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광정책이 곧 지역경제정책이고, 지역경제정책이 곧 인구정책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케이블카를 중단한다면 반드시 책임 있는 행정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물론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감사와 검증은 필요하다.사업비 증가 과정, 사업성, 환경성, 계약관계, 향후 운영비와 수익성 등 모든 자료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만약 검토 결과 사업을 중단한다면 단순히 사업을 없애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동안 사업에 대한 감사와 견제·감시 기능을 수행했던 역대 문경시의회와 집행부의 의사결정 과정 역시 시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누가 어떤 자료를 근거로 찬성했고, 누가 어떤 근거로 반대했는지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추진되는 대형 행정사업에 대해서도 사전 타당성 검토와 시민 의견수렴, 의회의 견제와 감시, 사후 평가를 제도화해야 한다. 그래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는다.문경의 미래는 선택에 달려 있다.문경은 국토의 중심에 있다. 고속도로와 철도가 연결되고 있고, 수도권과 영남권을 잇는 교통망의 중심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지리적 장점에 문경새재라는 역사문화자원과 백두대간이라는 자연자원, 농특산품, 스포츠, 교육, 산업, 체류형 관광을 결합한다면 문경은 단순한 ‘관광도시’를 넘어 사람이 찾아오고 머물며 관계를 맺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소멸위기 도시라는 현재의 현실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위기의 숫자에만 갇혀서도 안 된다. 문경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정책의 방향과 실행력, 그리고 시민의 선택이다. 문경새재를 중심축으로 관광자원을 연결하고, ‘길’이라는 문경의 정체성을 살려 옛길과 현대 교통망을 연결하며, 관광을 지역경제와 생활인구·정주인구로 연결하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행정은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전임자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폐기해서도 안 되고, 현임자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추진해서도 안 된다. 문경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계승하고, 문제가 있는 정책은 과감하게 수정하며, 잘못된 정책은 책임 있게 바로잡는 것. 그것이 시민을 위한 행정의 기본이다.문경새재 케이블카 역시 이러한 원칙에서 판단해야 한다. 계속 추진한다면 사업비 증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재정 건전성 확보, 환경 훼손 최소화, 지역경제 파급효과 극대화라는 조건을 붙여야 한다. 중단한다면 매몰비용과 계약상 책임, 향후 대체 관광전략까지 시민에게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이제 문경은 선택해야 한다.관광객이 잠시 들렀다 떠나는 도시가 될 것인가.아니면 관광객이 머물고, 소비하고, 다시 찾아오며, 새로운 시민이 정착하는 도시가 될 것인가. 문경의 정체성인 ‘길’을 따라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과거와 미래를 연결한다면 문경은 다시 한번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 문경이 국토의 중심을 넘어 사람과 만남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날을 기대한다. 그리고 그 길의 출발점에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알고 있는 문경새재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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