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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의 미래는 점촌역에서 시작된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6.09.15 16:39 수정 2026.09.15 04:39

글-김병중

ⓒ 문경시민신문
문경은 누가 뭐래도 길의 고장이다. 사람들이 점촌은 잘 몰라도 문경새재를 아는 이유는 바로 길 때문이다. 더욱이 새재 외에도 하늘재, 이화령, 고모령, 벼리길, 삼태극길 등 오랜 역사와 명성을 가진 길이 있는 데다 길박물관까지 있으니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반도의 중심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3번 국도가 내달리고, 중부내륙고속도로가 통과하며, 영주에서 점촌으로 오는 경북선과 문경에서 오는 문경선 기차가 만나는 지점에 점촌역이 있어 문경은 길로 통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요즘 문경~김천 구간 고속철도 건설 계획과 관련하여 점촌역사가 시민들의 여망과 같이 잘 지어지길 간절히 소망하며, 침체된 도심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증대되고 있다. 현 설계대로 시행하더라도 최초 계획에 충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전 감안할 사항을 세심히 따져 반영하지 않으면 교통 체계 단절이나 이용자 불편과 교통체증, 도시경관 훼손 등의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다. 건설 사업비 절감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함이 없지만 비용이 다소 증가된다 하더라도 도심 상권이 위축되지 않도록 시내 통과 구간에 대한 교량화·고가화·입체화 등의 대책은 충분히 사전 검토가 되어야만 한다. 이런 중요한 공사는 시행에 앞서서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살펴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철도 중심의 발전 역사가 긴 일본에서는 도쿄,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를 관통하는 신칸센 열차가 1964년 개통되었는데, 우리나라가 시작한 2004년에 비하면 무려 40년이나 앞섰다. 앞에 언급된 도시들은 신칸센 정차역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여 주변이 상업지구와 고층 복합단지와 어울려 전통적으로 주요 역세권을 핵심 상권으로 발전시켜 왔다. 이는 수십 년에 걸친 축적된 도시재생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 철로망 설계가 주요 도시 중심을 관통하거나 인접하게 지나가도록 구축한 성과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역이 생겨도 주변이 기대만큼 발전하지 못하거나 개발이 너무 더디게 진행되는 사례가 많은데 이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철도는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교통수단이 되었으며, 철도의 목적이 주로 교통 분산이었기 때문에 역이 신도심과 멀리 떨어진 곳에 생기면서 새로운 상업지구가 형성되었다. 그 예로 대전역은 정부청사가 들어선 둔산동 신도심과 떨어져 있고, 부산역도 신도심인 해운대와는 떨어져 있어 철도역 주변 상권의 활력이 저조한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 철도는 최고속도와 경제성에 중점을 두어 일부 역은 기존 도심을 비켜가는 경로에 자리하고 있다. 허허벌판에 건설한 역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으니 역세권이 한산하고 이용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광명역은 도심이 아닌 외곽에 지어졌고, 천안아산역 역시 천안에서 벗어난 위치였으며, 오송역도 청주 도심과 멀고, 울산역도 울산시에서 20km 정도 변두리에 지어졌으니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새로운 상권이 생긴다는 건 참으로 요원한 일이었다. 이와는 달리 서울역이나 용산역, 대전역, 동대구역, 부산역 등은 원래 도시의 주요 기차역으로 KTX 주요 정차역이 되어 도심 접근성이 좋고 연계 교통망이 양호하여 이용자들에게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반면 공간 제약이나 건물 노후화 문제로 고밀도 개발이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내용을 감안해 보면 점촌역은 기존 역에서 문경 공고에 이르는 영신들을 중심으로 좌우에 펼쳐진 광활한 배후 부지가 있어 향후 대규모 역세권 개발을 한다 하더라도 어떤 역보다 입지 조건이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반도의 단전인 문경시의 도시 관문이자 비즈니스 지구로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함에 있어서도 여러 조건에 전혀 부족함이 없으므로, 점촌 역사는 현 역사에 그대로 위치함이 최적으로 보인다. 문경시는 돈달산을 진산으로 두고, 앞으로는 영신들을 안고 있으며, 영신들이 끝나는 지점에는 낙동강 상류인 영강이 유유히 흐르는 명품 도시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 공간 한가운데 점촌역을 두고 우로는 흥덕, 좌로는 모전으로 반달형의 도시를 이루고 있는데, 향후 역세권 배후 단지가 점차 개발될 경우 직사각형의 계획 도시 형태로 변모되어 나갈 것이다. 하지만 농촌 도시의 인구 감소와 도심 침체의 가속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점촌역사 건립과 함께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 단순한 고속철도 개통이 아닌 도심 발전과 도시재생은 물론 문경만의 랜드마크를 발굴하는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 관광객들이 문경을 찾아와 새재를 보고 나면 더 볼 곳이 없다고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석탄박물관이나 철도 자전거, 활공장, 케이블카, 파크골프장, 출렁다리 등은 전국 여러 곳에 산재하고 있어 그것이 문경만의 고유하고 특화된 상품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문경만의 고유하고 특별하며 문화 역사적인 신박한 관광상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예를 들면 함창과 문경을 아우르는 <고령가야국 축제>, 농암과 가은 등을 묶어 <견훤대왕 축제>(탄생신화, 유적답사, 활쏘기, 말달리기, 성쌓기 체험, 산성과 둘레길 걷기)를 기획할 수 있다. 그리고 <길축제>(새재, 하늘재, 고모령 걷기 축제), <당교대첩 축제>(삼국통일 성지 부각, 당교다리 밟기, 당교에서 김유신의 승리 재현), <새해 영강(기산영수) 해맞이 축제>(사용하지 않는 구 영강교에서 일출 보며 기쁜 소식 먼저 듣기), <국민신문고 행사>(국민청원제도인 신문고 최초 유적인 윤하정에서 승소기념행사), <대정공원 항일투쟁 겨울 맨발걷기>(애국 항일의 숲을 지킨 정신과 의병진지, 최초 식목행사 기념) 등이 있는데, 그동안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작은 것만 추구하였던 것은 아닌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길이 있어도 사람이 가지 않으면 길이 아니고, 길이 없어도 사람이 가면 길이 된다. 우리의 길은 대부분 산과 들과 강을 사이에 두고 달리며 철도도 이와 비슷하지만 새로운 기차가 달리는 시대에는 우리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도시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며 도시의 활성화가 이루어진다. 점촌 역사는 위와 같은 사안을 검토해 볼 때, 실패 사례처럼 강 건너 들판에 오아시스 하나 만들어 놓고 그곳을 역이라고 이용하라 할 수는 없다. 그 답으로는 도시 발전과 함께 기존 원형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확장하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지향해 가야 할 것이다. 역은 단순한 교통 시설을 넘어 사람들의 이동 패턴과 경제 활동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며, 지역 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문화와 역사와 관광을 살리고 구도심을 활성화하면서 다시 찾고 싶은 문경을 만드는 일이 시민들의 몫이다. 아울러 전통시장 활성화는 상업적 기능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 및 문화적 중심 장소로서의 사회·문화적 기능까지 포함하여 발전시켜야 한다. 오늘의 철도역은 단순히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모이고 상점이 생기고 기업이 들어오며 새로운 생활권이 만들어진다. 특히 인구 감소와 지역 쇠퇴를 겪는 도시에서는 새로운 도로보다 철도가 들어오면 관광객이 늘고 도시 구조를 바꾸게 된다. 그러므로 도시의 미래는 역에서 시작하여 사람의 이동을 만들고 경제 활동을 연결하며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는 공간으로 만드는 이 특별한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 모두가 청사에 길이 남을 점촌역 건설에 뜻을 함께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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