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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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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날 우체국 택배로
옥수수 한 상자가 배달 되어 왔다
시골에서 선한 분이 보내주신
귀한 선물로
상자를 열고 옥수수를 꺼내
껍질을 벗긴 뒤 수염을 뽑아내자
알알이 줄지어 빛나는 미백의 보석
연옥으로 촘촘히 박아낸 수수라고
옥수수라 불렀을까
보석에는 선한 분의 마음이 담겨 있어
그걸 읽어내려 불에다 삶는다
김이 빠지자 잘 익은 문자로 꽉 채워진
200자 원고지 한 통
눈으로는 읽어낼 수 없어 입술을 댄다
한알 한알이 톡톡 소리내며
입 안으로 들어가자 혀가 구르고
옥수수 이와 나의 이가 부딪는
이열치열로 나누는 대화체
행은 있으나 띄어쓰기와 연가름은 없어
하모니카로 노래 한 곡 불 시간에
둥근 롤에 감긴 편지를 읽는다
다 읽고 난 옥수수는
이제 빈 칸 원고지로 남고
나는 옥수수를 먹은 게 아니라
엎어서 키운 아이같은 모정을 먹은 뒤
옥수수 자루를 뚝 분지른다
아, 단면에 둥근 해가 또 선물로 들어 있고
수의 수에 옥+찰+대학이라니 사서오경보다 낫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