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경시민신문 |
|
삼남 대로에 다리가 없어
지나는 길손들이 바지를 둥둥 걷고 건너는데
비가 많이 오면 누구도 건너지 못해
물이 빠지기만 기다리지만
물은 출렁출렁 급하지 않고
제 맘대로 회오리 돌고 물꼬리도 세우더라
쌀 천석이 있어야 다리를 놓는다니
누가 다리를 이을 수 있겠는가
그러다 오씨 형제가 백미 천석을 내놓아
큰 돌을 구하고 석공이 다듬어
두 개의 긴 돌을 다리 상판으로 걸쳐 놓았다네
이 개울에 돌다리가 생겼으니
이 다리가 만수무강 비는 만세교란다
돌다리도 두드려 가며 건너다가
하늘이 무너져도 물 걱정없는 다리가 생겨
휘파람 불며 지나는 길손들은
물 위를 걷는다고 큰 소리 친다
황새 다리가 아니어도 좋고
뱁새 걸음으로도 건널 수 있는 쌀다리는
개천에서 용난 것보다
개천에 다리가 생긴 게 더 좋았더라
다리를 이으면 마음이 이어지고
마음을 이으면 관계가 이어지듯
쌀다리 하나가 삼남을 웃게 했다면
사랑의 다리 하나가 나라를 웃게 한단다
다리야 다리야 쌀을 줄테니
사랑아 사랑아 마음을 줄테니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떠나도 다시 돌아오는 다리 놓아 보자구나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