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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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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부러진 참나무 가지를 잘라
상처난 모탕 위에 올려놓고
날선 칼바람을 일으키며
도끼를 오른쪽 어깨 위로 쳐들어
천지 번쩍이는 벼락질로
힘차게 나무를 패는데
아무리 주먹을 잽싸게 휘둘러도
이보다 시원한 공격이 있을까
그 한 방에 단단한 나무가 숨긴
적갈색 속내가 금세 보인다
중봉이 왕에게 도끼로 머리를 치라는
불의에 맞선 기개를 생각하며
도끼 들고 용산쪽을 바라보면
말타고 칼을 뽑은 김유신은
당나라 꺾으러 함께 나가자 외친다
나무는 가로로 누워 토막이 되고
장작은 세로로 타오르는 불꽃이 되어도
사과나무 장작을 때면 사과향 나고
은행나무 장작을 때면 은행향이 나도록
나무를 베려면 곧은 톱이 있어야 한다
사람을 마른 장작이라 하면
송진도 불똥도 그을음도 없을 수 있을까
난 잘 타지 않는 희나리
불붙어도 매운 연기가 나지만
그래도 마음이 우울하면 도끼를 들고
목숨 잘려진 저 토막을 패지 못한다면
도끼 갈아 만든 바늘로 아픈 상처를 꿰매리
선녀 없이 살며
도끼를 든 나무꾼은 누구도 겁나지 않아
마음이 울적하면 혼자 장작을 팬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