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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와 문학이 있는 새재

영원한 피고인

문경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5.06.10 09:43 수정 2025.06.10 09:43

시(詩) - 김병중

ⓒ 문경시민신문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이젠 두 분 다 고인이 되셨으니 나는 저절로 피고인이다 죄명은 불효 수치스러운 전과 2범이다 피고인은 지은 죄가 많아 굴건제복에 대지팡이 짚고 땅만 보고 걸으며 산소 옆에다 초막을 짓고 삼년의 긴 옥고를 치러야 한다 조석으로 상을 차려 서럽게 곡을 하고 삭망에는 큰 상 갖추어 차려놓고 아고 아고 우는 이는 아비가 그리워 우는 거고 애고 애고 우는 이는 애미가 그리워 우는 거다 그 나라엔 수형 기간이 끝나도 피고인이 절대 상좌에 앉지 앉고 거짓으로 부모를 욕먹여서도 아니 되며 십 년은 고개 숙이고 살아가야 한다 이 땅에는 누구나 피고인이 되고 이 세상은 통곡하며 살아가야 하는 감옥 갱상도 문디 양반의 상주尙州살이로 억울한 피고인이 더 생기지 않도록 감쪽같이 행방불명 되는 걸 궁리 중이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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