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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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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이젠 두 분 다 고인이 되셨으니
나는 저절로 피고인이다
죄명은 불효
수치스러운 전과 2범이다
피고인은 지은 죄가 많아
굴건제복에 대지팡이 짚고 땅만 보고 걸으며
산소 옆에다 초막을 짓고
삼년의 긴 옥고를 치러야 한다
조석으로 상을 차려 서럽게 곡을 하고
삭망에는 큰 상 갖추어 차려놓고
아고 아고 우는 이는
아비가 그리워 우는 거고
애고 애고 우는 이는
애미가 그리워 우는 거다
그 나라엔 수형 기간이 끝나도
피고인이 절대 상좌에 앉지 앉고
거짓으로 부모를 욕먹여서도 아니 되며
십 년은 고개 숙이고 살아가야 한다
이 땅에는 누구나 피고인이 되고
이 세상은 통곡하며 살아가야 하는 감옥
갱상도 문디 양반의 상주尙州살이로
억울한 피고인이 더 생기지 않도록
감쪽같이 행방불명 되는 걸 궁리 중이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