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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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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호우’라는 생소한 말이 기상예보 와중에 들려온다
한여름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서며 장마철에나 어울릴 법한 이 절묘한 말,
하여간 애꿎은 우려가 기정사실을 증빙하듯 장대비를 한껏 쏟아낸다
여전히 젊은 꽃을 샛노랗거나 새빨갛게 흰 보자기에 감싼
꽃의 결말이 뿌리째 흔들리고 이파리마저 뼈아프도록 참, 슬프다지만
채 꽃피지도 못한 마음씨를 흐릿흐릿한 개울물에 들켜버린 듯한
망연자실을 이루 다 형언할 수 없는 지루한 여름이다
‘극한 정치’라는 상스러운 말이 월류(越流) 하듯 소리친다
갖은 분탕질로 뒤섞인 이 총체적 난국 속, 구석진 둑에 물이 터져 내린다
견제와 타협을 아우르던 균형추는 아예 오므라든 지 오래고
외톨박이한테 남은 것은 외려 고집불통뿐,
‘극한 한계’라는 어리벙벙한 말이 말 주변에서 보인다
말의 등짝 위, 한때 색깔 맞춤이던 안장이 느슨하게 풀리더니만
말의 출구가 확 뒤바뀌듯 급박하게 우회하려는
외눈박이의 말씨가 차츰차츰 말주변을 잃는다
행여 갈바람 넘어 다가올 서릿바람에
‘극한 광경’으로는 치닫지 않게끔
갈 겨울 솎아낸 봄 마중하듯
맑은 바람개비를 돌린다
이종근 시인
한국문인협회 시창작(5학기)과정 수료 및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미네르바』신인상.《서귀포문학작품상》,《박종철문학상》,《부마민주문학상》등 수상. <천안문화재단>, <충남문화관광재단>등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광대, 청바지를 입다』(2022),『도레미파솔라시도』(2023).- onekorea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