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경시민신문 |
|
늦가을 시베리아 기러기가 대한에 오면
더듬더듬 한글부터 배우고
추수가 끝난 논을 열심히 매다가
봄에 돌아갈 땐
반들반들 윤기가 흐르는 날개로
푸른 하늘에다
ㄱ ㄴ ㅅ ㅈ ㅊ
온몸으로 글을 쓴다
농부가 논두렁에 놓고 간
낫을 보고 기역자를 배운 게 아닌
바람에 꺾인 갈대를 보고
묵음 또는 자음의 새들과 서걱이며 살다가
날개로는 고른 박자를 맞추고
기역기역 한글을 소리내어 읽는다
철새는 따뜻한 나라를 찾아 온 게 아니라
모국어를 배우러 와서
비뚤배뚤 줄을 맞춰 쓴 편지 한 장
남기고 가는 카레이스키
그가 따뜻한 우리의 봄을 오게 한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