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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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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의 지고(至高)는
갈팡질팡 꺾인 골목길의 담벼락을 타고 비스듬히 그림자 드리우고
나지막이 빛을 낸다
내 사랑의 지순(至純)은
기왓장에서 웃비로 좍 떨어지는 경쾌한 빗방울인 듯
한 곡조 뽑은 풋사랑으로 덧없이 분다
다복한 뱃속에 차오른 그윽한 네 가락은
다부진 혀 놀림을 굽이쳐 감듯 덩굴째 타고
매혹한 입술이 파르르 볼 떨며 토실토실 번진다
비좁은 광장을 헤집은 바람둥이 꽃말인 듯
왜 하필 누추한 여길 찾아들어 피었냐고?
여름 내내 만신창이 부끄럼으로 꺽꺽 앓다가
늦여름이 다 돼서야 네 연주를 말끔히 듣는다
하늘에 가닿을 하늘을 품은 태평소가
네 회화를 한 땀 한 땀 그린다
이종근 시인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 『미네르바』 및 『예술세계(한국예총)』 신인상.
『서울시(詩)-모두의시집(한국시인협회)』,『문예바다공모시당선작품(제1집)』,『수원시민창작시공모(수원문화재단)』등 문집 참여.
《서귀포문학작품상》,《박종철문학상》,《부마민주문학상》등 여럿 수상.
<천안문화재단창작지원금> 등 수혜. 시집『광대, 청바지를 입다』